AI 기업이 그은 '윤리적 레드라인', 전쟁 앞에서 무너지다
원칙은 평화로울 때 세우고, 전쟁이 시작되면 시험대에 오른다

들어가며
구독자님, 지난주 뉴스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 소식을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다른 게 눈에 들어왔어요. 첫 24시간 동안 1,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한 이 작전의 핵심 도구가, 바로 우리가 매일 이메일 초안을 쓰고 코드를 짜는 데 쓰는 AI 모델이었다는 사실이에요. Anthropic의 Claude가 Palantir의 Maven Smart System1을 통해 미군의 정보 분석, 표적 식별, 전투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에 사용됐어요.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Anthropic 사용 금지를 선언한 바로 다음 날이었어요.
AI 기업들이 그동안 내세워 온 ‘윤리적 원칙’은 과연 전시(戰時)에도 유효한 것일까요? 이번 사태가 보여준 건 원칙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에요.
Project Maven에서 이란전까지 — 8년의 궤적
이 이야기의 출발점은 2017년이에요. 미 국방부의 Project Maven은 드론 영상에서 AI로 객체를 식별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당시 구글이 이 계약을 수주했어요.
그런데 2018년 3월, 구글 내부에서 4,000명 이상의 직원이 서명운동을 벌였어요. “구글의 기술은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고, 십여 명의 직원이 실제로 퇴사했어요. 결국 구글은 국방부에 “못하겠다”고 통보했고, 같은 해 100억 달러 규모의 펜타곤 클라우드 계약 입찰에서도 “자사 AI 원칙과 부합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손을 뗐어요.
구글이 빠진 자리에 Palantir가 들어왔어요. AW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는데, 성과가 지지부진했어요. 전환점은 2024년이에요. Anthropic이 Palantir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Maven Smart System이 완성됐어요. Claude가 Palantir 플랫폼 위에 올라간 거예요.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게 있어요. Anthropic은 2024년 파트너십 체결 시점에 이미 자사 기술이 국방부 드론 작전 시스템에 통합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구글이 8년 전에 거부한 바로 그 역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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