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제12호

뇌파로 로봇을 훈련시킨다고? 중국과 미국이 지금 미친 듯이 투자하는 이유

AI의 다음 교재는 '책'이 아니라 '인간의 뇌' 그 자체예요

뇌파로 로봇을 훈련시킨다고? 중국과 미국이 지금 미친 듯이 투자하는 이유

들어가며

구독자님, 최근 중국의 한 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공개됐어요. 사람들 머리에 뇌파 측정 헬멧을 씌우고, 그 사람이 빨래를 개고, 커피포트를 들고, 물건을 정리하는 동안 뇌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로봇에게 먹이죠.

“로봇에게 물리 법칙을 가르치는”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에요. 인간 베테랑의 노하우 자체를 전기 신호로 추출해서 로봇에게 이식하는 거거든요. 이걸 학술적으로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1​기반 로봇 훈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겨요. 이 기술이 정말 작동한다면, 그 ‘뇌’를 빌려준 사람에게는 뭘 줘야 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 기술의 실체, 그리고 이 기술이 던지는 불편한 질문까지 함께 이야기해 볼게요.

뇌파가 로봇을 가르치는 원리

먼저 과학적 배경부터 짚어볼게요. 핵심 원리는 생각보다 직관적이에요.

사람이 로봇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로봇이 실수하면,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전기 신호가 발생해요. 이걸 ErrP(Error-Related Potential)2​라고 부르는데, 실수를 인지한 후 약 200~400밀리초 사이에 이마 부근(전두중심부)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파형이에요. 쉽게 말하면, 뇌가 무의식적으로 “아, 저건 틀렸어”라고 반응하는 신호죠.

연구자들은 이 ‘뇌의 찡그림’을 로봇 강화학습3​의 보상 신호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사람이 일일이 “맞았어/틀렸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뇌가 자동으로 피드백을 주는 셈이에요.

이 분야의 기반이 된 연구는 2017년 독일 DFKI 연구소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이에요. 이 팀은 EEG4​로 측정한 오류 신호만으로 로봇이 제스처-행동 매핑을 학습하는 데 성공했고, 단일 시행 오류 감지 정확도가 91%에 달했어요.

2020년에는 컬럼비아대학교 Akinola 등이 한 발 더 나갔어요. BCI 피드백의 정확도가 60% 이상이기만 하면, 뇌 신호 기반 학습이 사람이 직접 설계한 보상 함수와 비슷한 성능을 낸다는 걸 보여줬거든요. 사람이 복잡한 규칙을 코딩하지 않아도,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 로봇이 배울 수 있다는 뜻이에요.

2023년에는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한 가지 중요한 실용적 돌파가 있었어요. 젤을 바르는 번거로운 습식 전극 대신 건식 EEG 헤드셋을 써도 학습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는 걸 확인한 거예요. 실험실을 벗어나 공장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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