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멈춘 사람들, 대화를 시작한 AI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절반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그 침묵의 빈자리를 AI가 채우고 있다

들어가며
구독자님, 요즘 SNS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게 언제인지 기억나시나요?
영국 통신규제기관 Ofcom이 올해 발표한 성인 미디어 이용 실태 보고서에 흥미로운 숫자가 하나 있어요. 영국 성인 소셜미디어 이용자 중 직접 글을 쓰거나, 공유하거나, 댓글을 다는 사람의 비율이 49%로 떨어졌어요. 불과 1년 전엔 61%였거든요. 12%포인트가 단 1년 만에 증발한 거예요.
그런데 소셜미디어를 떠난 걸까요? 아니에요. 영국 성인 인터넷 이용자의 89%는 여전히 최소 하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쓰고 있어요. 사람들은 떠나지 않았어요. 입을 다문 거예요. 오늘은 이 침묵이 어디서 왔고,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고 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 관객석으로 이동한 이용자들
Ofcom의 조사는 영국 전역 7,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어요. 단순히 포스팅이 줄어든 게 아니라, 새로운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비율도 70%에서 56%로 떨어졌어요. 온라인에서의 능동적 행위 자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거예요.
이 현상을 만든 두 가지 구조적 원인이 있어요.
첫째, 플랫폼이 ‘무대’가 되었어요. TikTok과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숏폼 영상 중심으로 플랫폼이 재편되면서, 이용자의 역할이 바뀌었어요. 예전 페이스북에서는 “오늘 점심 뭐 먹었다”고 쓰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릴스가 지배하는 피드에서 텍스트 한 줄 올리는 건 무대 위에서 혼잣말하는 느낌이 되어버린 거예요. Ofcom의 시니어 리서치 매니저 조셉 옥슬레이드는 영상 중심 플랫폼에서는 예전 페이스북 시절만큼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않게 된다고 설명해요.
둘째, 과거의 글이 미래의 폭탄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에요. 과거 게시물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성인의 비율이 43%(2024년)에서 49%(2025년)로 올랐어요. 오래전 올린 글이 발굴되어 직업적 평판이나 개인적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이에요. 실제로 2025년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캠페인이 과거 트윗으로 인해 좌초된 사례는, 이 불안이 근거 없는 걱정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어요.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영구적인 ‘그리드 포스트’ 대신 24시간 뒤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같은 휘발성 포맷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남기되, 남기지 않는 방식을 택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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