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금지를 시켜보았다. 효과가 있었을까?
호주가 6개월 동안 진행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계정 금지 결과를 발표했다

들어가며
구독자님, 2025년 12월 10일 호주는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전면 금지했어요. 한 달 뒤 정부는 “약 470만 개 계정을 지웠다, 이건 성공”이라고 발표했고요. 그런데 비슷한 시기 가정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아이들의 60~70%가 여전히 계정을 갖고 있다고 나왔어요.
같은 정책인데 정반대의 숫자예요. 누구는 성공이라 하고, 누구는 거의 그대로라고 해요. 어느 쪽이 거짓말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진실이에요. 측정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거든요. 그리고 그 간극 안에 더 불편한 사실이 숨어 있어요. 이 금지령은 정작 대상이 된 아이들에게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는 정책이라는 거예요.
같은 정책인데, 왜 숫자가 정반대일까요
호주 정부가 말한 470만은 ‘플랫폼이 찾아내 삭제한 계정 수’예요. 메타는 시행 하루 만에 약 55만 개를 지웠다고 했고요.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분명한 행동이고, 눈에 띄는 숫자예요.
반면 60~70%라는 숫자는 다른 걸 측정해요. 2026년 3월 호주 온라인안전국(eSafety)의 점검 자료를 보면, 부모 조사에서 아이가 여전히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진 비율이 69.1%, 스냅챗 69.4%, 틱톡 69.3%였어요. 셋 중 하나 정도만 “이제 계정이 없다”고 답했고요.
두 숫자는 싸우는 게 아니에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을 뿐이에요. 470만은 “플랫폼이 무엇을 했는가”를, 70%는 “아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됐는가”를 재요. 계정을 지워도 아이는 새 계정을 만들거나, 나이를 속이거나, 로그인 없이 둘러보면 그만이거든요. 삭제된 계정 수가 늘어나는 동안, 접속하는 아이의 수는 거의 그대로일 수 있어요.
이게 제가 늘 경계하는 ’허영 지표(vanity metric)’1의 전형이에요. 숫자는 크고 보기 좋지만, 정작 정책이 바꾸려던 결과와는 연결되지 않는 지표요.
왜 정부는 470만을 앞세웠을까요? 그게 가장 깔끔하게 ‘행동했다’는 인상을 주는 숫자거든요. 알바니지 총리는 이걸 ‘호주의 자부심’이라고까지 표현했어요. 반면 70%는 정책의 빈틈을 드러내는 숫자라, 같은 무대에 잘 오르지 않아요. 발표대에 어떤 숫자가 오르고 어떤 숫자가 빠지는지를 보면, 그 정책이 무엇을 자신 있어 하고 무엇을 감추고 싶어 하는지가 보여요.
참고로 이 흐름은 호주만의 일이 아니에요. 프랑스 하원은 2026년 1월 15세 미만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고, 덴마크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어요. 미국에서도 8개 주가 미성년자 대상 규제를 도입했고요. 호주는 위반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의 벌금을 매길 수 있어요. 전 세계가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에요. 처음엔 규제에 반대하던 영국 총리마저 최근 금지 검토로 돌아섰을 만큼, 분위기는 한쪽으로 쏠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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