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제97호

신문기사로 보도되는 회사들은 항상 진짜 성과일까요

"전년 대비 500% 성장"이 어디서 어떻게 측정됐는지, 우리는 보통 알지 못해요

신문기사로 보도되는 회사들은 항상 진짜 성과일까요

들어가며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오즈의 지식토킹이에요.

오늘은 좀 불편한 질문 하나로 시작하려고 해요. 우리가 매일 접하는 스타트업·기업 보도자료 속의 “전년 대비 500% 성장”, “J커브 변곡점 도달”, “월 활성 사용자 ○○만 명 돌파” 같은 문구들. 이 숫자들의 분모(母數)와 측정 방법이 어디에 어떻게 공개되어 있는지, 우리는 보통 알지 못해요. 발표 시점에 검증할 수단도 없어요. 그리고 매년 감사 시즌이 다가오면, 일부 회사는 조용해지거나 다른 PR로 시선을 돌려요.

이 패턴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에요. 미국에서 1억 7,000만 달러를 모금한 소셜미디어 스타트업 IRL은 2,000만 명 사용자를 자랑했지만, 이사회 조사 결과 그중 95%가 봇이었어요. 중국의 Luckin Coffee는 2019년 한 해에만 3억 달러의 가공 매출을 인식했고요. 모두 사후에 SEC가 적발할 때까지, 발표 시점의 어떤 즉각적 검증 메커니즘도 작동하지 않았어요.

얼마전, 흥미로운 회사 하나가 이 공백을 정조준한다며 등장했어요. Objection이라는 회사예요. Peter Thiel과 Balaji Srinivasan이 백킹했고, 한 건당 2,000달러로 누구나 기사·팟캐스트·유튜브 영상의 사실관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요. 결과는 ‘Honor Index’1​라는 점수로 매체와 기자에게 공개돼요.

표면적 메시지만 보면 매력적이에요. PR/IR 허위 주장에 시달려온 시장에 검증 인프라가 등장한 거니까요. 그런데 이 도구의 시장 설계 디테일을 들여다볼수록 모순이 보여요. 같은 도구가 정반대 용도로도 자연스럽게 작동하거든요. 오늘은 그 간극을 풀어볼게요.

📊 PR/IR의 검증 공백, 매번 작동하는 패턴

먼저 시장 공백 자체를 짚어볼게요. 제가 GTM 전략 컨설팅을 하면서 정말 자주 마주쳤던 패턴이 있어요. PR/IR 자료에 등장하는 성과 지표들이 측정 기준 없이 발표되는 거예요. 일단 이런 PR은 하느니만 못해요 어차피 금방 들통 나고 실적 시즌에 재무나 활성 사용자가 통계사이트에 한달 아니 주단위로 갱신되는 세상에서 이런 쓸모 없는 허세는 금방 들통나요.

그리고 이런 행태에는 몇 가지 전형이 있어요.

  • 분모를 밝히지 않은 성장률 : 단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어도 100% 성장이에요.
  • 정의가 모호한 GMV2​ : 거래 취소·환불·내부거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표시하지 않으면 같은 사업도 두세 배 차이가 나요.
  • 단발성 이벤트로 부풀린 트래픽 : 광고비를 쏟아 한 달 트래픽을 만든 뒤 “월 ○○만 사용자”로 발표하는 거죠. 이 숫자들이 그대로 매체에 인용되고, 다음 라운드 IR 자료의 근거로 재활용돼요. 지금 몇몇 회사가 떠오르셨나요? 계속 이야기 해보죠. 그리고 매년 감사 시즌이 오면 두 가지 패턴이 보여요. 조용해지거나, 혹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PR이 등장하는 거예요. 신규 서비스 런칭 발표, 해외 진출 선언, 새로운 파트너십 같은 식으로요. 감사 결과가 늦게 공개되거나 비교적 묻히는 시점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패턴이에요.

해외 사례는 훨씬 극단적인 사례를 볼 수 있어요. 구조는 동일해요. IRL은 1,200만 명 사용자를 주장하며 1억 7,000만 달러를 모금했어요. 한때 11억 7,0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죠. 이사회 조사 결과 보고된 2,000만 명 사용자 중 95%가 봇과 자동화 계정이었어요. SEC는 2024년 창업자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어요. 샌프란시스코의 SaaS 스타트업 Skael은 5년간 3,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는데, 매출 수치를 부풀린 것으로 SEC에 적발됐어요. 플로리다의 한 광고테크 회사 전 CEO는 “회사 매출이 1,000만~2,000만 달러”라고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실제 2021년 매출은 1만 7,450달러였어요. 1,000배 가까운 차이죠. 그리고 모두가 아는 Theranos가 있어요.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사후에 SEC가 적발할 때까지, 어떤 즉각적 검증 메커니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누군가는 이 공백을 메워야 해요. 그 시장은 분명히 존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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