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제94호

Meta가 세금을 '내려보낸' 날 — 디지털세는 결국 누가 내는 걸까

유럽이 빅테크에 매긴 세금, 정작 내는 건 광고주와 소비자예요

Meta가 세금을 '내려보낸' 날 — 디지털세는 결국 누가 내는 걸까

들어가며

구독자님, 지난 3월 10일 Meta가 조용한 발표를 하나 했어요. 7월 1일부터 유럽 6개국에서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에게 2~5%의 ‘위치 수수료(Location Fee)‘를 부과하겠다는 거예요. 영국 2%,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3%, 오스트리아·튀르키예 5%요.

수치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이 발표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한 가지 맥락을 알아야 해요. Meta는 지금까지 이 세금을 자기가 부담하고 있었어요. 그걸 이제 광고주에게 넘기겠다는 건데, 이건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에요. 구글은 2020년 11월부터, 아마존은 2024년 8월부터 이미 같은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Meta가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은 셈이에요. 오늘은 이 ‘세금의 하방 이전’(속된 말로 내리갈굼)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끝에 누가 서 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디지털세, 5년간의 줄다리기

이 이야기의 출발점은 2019~2020년이에요. 유럽 각국이 ‘디지털 서비스세(DST)‘1​를 잇따라 도입하기 시작했어요.논리는 단순해요. 구글, Meta, 아마존 같은 빅테크는 유럽에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면서도, 법인세는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같은 저세율 국가에서 납부하고 있었거든요. 유럽 정부 입장에서는 “우리 시민이 만드는 가치에 정당한 세금을 내라”는 거예요.

그래서 영국은 2%,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3%, 오스트리아와 튀르키예는 5%의 디지털세를 도입했어요. 과세 대상은 글로벌 매출 7억 5천만 유로 이상이면서 해당 국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디지털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에요. 사실상 미국 빅테크를 정조준한 세금이죠.

원래 이 세금들은 임시 조치였어요. OECD가 추진하던 ‘필라 1(Pillar One)’2​ 합의가 이루어지면 폐지하기로 했거든요. 필라 1은 대형 다국적 기업의 이익 중 일부를 소비자가 있는 국가에 배분하는 글로벌 과세 체계예요. 그런데 이 합의가 계속 표류하고 있어요. 2024년 6월 서명 예정이었던 다자조약은 아직도 체결되지 않았고,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OECD 글로벌 조세 합의에서 미국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더 꼬였어요.

결과적으로 ‘임시’였던 디지털세는 사실상 영구화 되고 있어요. 각국은 상당한 세수를 걷고 있고, 폐지할 유인이 사라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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