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제131호

빈 유모차와 380조 원

세계에서 보육비 가장 싼 나라의 출산율이 가장 낮아요

빈 유모차와 380조 원

들어가며

지난주,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오즈의 지식토킹이에요. 이코노미스트가 OECD 36개국의 보육비를 비교한 차트를 발표했어요. 한국에 살면서 , 또는 주변 또래 및 선배들에게 “아이 키우는데 돈이 너무 많이든다.”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던 저는, 차트 맨 아래에 적힌 나라 이름을 보고 눈을 의심했어요.

한국이었거든요. OECD 국가 중 보육비가 가장 저렴한 나라, 바로 대한민국.

평균 임금을 버는 맞벌이 부부 기준, 한국의 순 보육비는 사실상 무료예요. 이탈리아, 몰타와 함께 OECD 36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어요. 보육비가 가장 싼 이 나라가, 출산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거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육비가 비싸서 아이를 못 낳는다”는 공식은 OECD 데이터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요.

🌍 36개국 보육비 지도.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가 설정한 기준을 활용했어요. 가구 총소득의 7% 이하를 보육비에 쓸 수 있으면 ‘감당 가능’, 그 이상이면 ‘감당 불가’라는 기준이에요. 평균 임금을 버는 맞벌이 부부가 3세 미만 자녀 2명을 종일제 어린이집에 맡긴다는 전제로, 정부 보조금을 반영한 순 보육비를 기준으로 36개국을 비교했어요.

결과는 선명했어요.

감당 불가로 분류된 나라는 8개국이에요. 가장 비싼 곳은 뉴질랜드예요. 맞벌이 부부의 평균 가구 소득이 약 11만 1천 달러(PPP1​ 기준)인데, 보육비를 소득의 7% 안에 맞추려면 26만 1천 달러를 벌어야 해요. 현재 소득의 2.3배를 벌어야 감당이 된다는 뜻이에요. 미국도 사정이 비슷해요. 평균 소득의 2배 이상이 필요하죠. 다만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같은 주에서는 유럽 수준의 복지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에 주별 편차가 커요. 스위스는 평균 임금 자체가 OECD 최고 수준이지만, 보육비도 그만큼 높아서 감당 불가 그룹에 포함됐어요. 영국도 5위에 올랐는데, 최근 보조금 확대로 실질 부담은 줄어드는 추세예요.

반대편에는 한국이 있어요. 독일은 정부 보조금이 워낙 커서 연소득 8,010달러만 벌어도 보육비를 감당할 수 있고, 한국·이탈리아·몰타는 평균 소득 기준으로 순 보육비가 사실상 0원이에요.

그리고 하나 더 주목할 점이 있어요. 지난 10년간 36개국 중 30개국에서 보육비가 임금 대비 오히려 낮아졌어요. 보육비가 올라간 나라는 단 6개국뿐이에요. 선진국 정부들이 출산 장려 정책2​에 재정을 쏟아부은 결과, 보육은 실제로 더 저렴해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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