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제67호

MAU의 시대의 종말, MRR도 이제 못 믿는다?

AI 기업이 자랑하는 '연 매출'은 이번 달 매출에 12를 곱한 숫자일 뿐이에요.. 이 글은 모든 SaaS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AI 추론 비용이 제품 원가와 마진에 직접 반영되는 AI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한 문제제기입니다

MAU의 시대의 종말, MRR도 이제 못 믿는다?

이 글은 모든 SaaS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AI 추론 비용이 제품 원가와 마진에 직접 반영되는 AI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한 문제제기입니다.

들어가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오스왈드 입니다. 오늘은 약간 GTM 전략 스러운 이야기를 해보려해요.

올해 2월, Anthropic이 시리즈 G 펀딩을 발표하며 내세운 숫자가 있어요. 연환산 매출(ARR) 140억 달러. 3,800억 달러 기업가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B2B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죠.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같은 회사의 CFO 크리슈나 라오가 미국 국방부 소송에서 법원에 제출한 선서 진술서에는 전혀 다른 숫자가 적혀 있었어요. “현재까지 누적 매출 50억 달러 초과.” 창업 이래 벌어들인 돈 전부를 합쳐서요.

140억 달러와 50억 달러. 같은 회사, 한 달 간격, 같은 경영진이 내놓은 두 숫자예요. 이 간극의 정체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주제예요. 테크 산업의 ‘공용 지표’가 다시 한번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어요.

📐 지표의 세대사: DAU에서 ARR로, 그리고 다시

테크 산업에는 시대마다 “이 숫자만 보면 된다”는 지표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지표가 현실과 어긋나기 시작하면, 새로운 시대가 열렸어요.

1세대: DAU/MAU의 시대 (2007~2015년경).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폭발하던 시기, 산업 전체를 지배한 질문은 하나였어요.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오는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가치는 일간 활성 사용자(DAU)1​와 월간 활성 사용자(MAU)로 측정됐어요. 투자자도, 언론도, 경영진도 이 숫자를 봤어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사용자가 모이면 광고 매출이건 뭐건 따라오던 시대였거든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요. DAU가 1억인 서비스와 DAU가 1억인 다른 서비스의 비즈니스 품질이 완전히 달랐거든요. 봇 계정이 섞여 있었고, ‘활성’의 정의가 회사마다 달랐고, 무엇보다 사용자 수가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서비스들이 늘어났어요. DAU/MAU는 관심의 크기를 잘 측정했지만, 비즈니스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2세대: ARR/MRR의 시대 (2015~2024년경). 클라우드와 SaaS2​가 주류가 되면서, 산업의 질문이 바뀌었어요. “얼마나 예측 가능하게 버는가?” 월간 반복 매출(MRR)에 12를 곱한 연환산 반복 매출(ARR)이 새로운 공용어가 됐어요.

ARR이 통한 건 SaaS의 세 가지 특성 덕분이었어요. 매출총이익률3​이 80~90%로 높았고, 고객을 한 명 더 서빙하는 한계비용이 거의 0이었고, 계약이 실제로 ‘연간’이고 실제로 ‘반복’됐어요. 이 세 조건에서는 이번 달 매출 × 12가 실제 연간 매출과 거의 같았어요. 이사회도 이해했고, CFO도 예측할 수 있었고, 투자자도 기업 간 비교에 쓸 수 있었어요. 15년간 아무도 심각하게 의심하지 않았던 건, 의심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지금, AI가 이 세 가지 전제를 동시에 깨뜨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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