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제79호

10대들은 인공지능과 무슨 대화를 할까?

애들이 인공지능과 노는 이유는 우리가 10대를 혼자 두었기 때문이에요

10대들은 인공지능과 무슨 대화를 할까?

들어가며

구독자님, 스위스 치즈 모양의 AI 캐릭터와 대화해본 적 있으신가요?

Character.AI에는 “세계 정복의 꿈을 품은 치즈 덩어리” 캐릭터가 있어요.(전 처음에 미니언즈 같은건줄 알았어요.) 이름도 그냥 ‘Cheese’예요. 이 캐릭터와 나눈 대화가 500만 건을 넘었어요. 누가 이런 걸 하냐고요? 10대들이에요.

NYT가 1년간 10대 챗봇 사용자들을 추적 취재한 기사가 최근 화제예요. 기사에서 만난 15세 소년 퀜틴은 챗봇 캐릭터를 잔디 깎기 기계로 치어버리며 즐거워했고, 그의 친구 소피아는 실연의 아픔을 가상 캐릭터에게 털어놨어요. 시드니대학교의 연구자 아나벨 블레이크는 이걸 보고 이렇게 말했어요. “이건 영화 ‘Her’의 경험이 아니에요. 그냥 치즈예요.”

그런데 어른들의 반응은 사뭇 달라요. “10대가 AI와 연애한다”, “챗봇이 아이를 자살로 내몰았다” 지난 2년간 AI 챗봇을 둘러싼 뉴스의 톤은 공포 일색이었어요. 물론 비극적인 사례는 실재해요. 하지만 수천만 10대 사용자의 현실과, 헤드라인이 그리는 그림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어요. 어제 제가 보내드린 뉴스레터를 보셨나요? 사람들은 인공지능과 점점 대화를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오늘은 그 간극의 구조를 들여다볼게요.

🎮 64%의 10대가 챗봇을 쓰고 있어요

먼저 규모부터 짚어볼게요.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가을에 미국 13~17세 청소년 1,4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의 64%가 AI 챗봇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이 중 약 30%는 매일 사용하고, 16%는 하루에 여러 번 또는 “거의 항상” 쓴다고 답했어요.

어떤 챗봇을 쓰느냐도 흥미로워요. ChatGPT가 59%로 압도적 1위이고, 구글 Gemini(23%), Meta AI(20%), 그리고 Character.AI가 그 뒤를 이었어요. 10대들은 챗봇을 숙제 도우미(54%)로 쓰기도 하지만, 16%는 일상적 대화 상대로, 12%는 감정적 지지를 받기 위해 사용하고 있었어요.

주목할 점이 하나 더 있어요. 부모의 51%만이 자녀가 챗봇을 쓴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어요. 실제 사용률(64%)과 13%포인트 차이가 나요. 약 30%의 부모는 자녀의 챗봇 사용 여부를 “모른다”고 답했어요. 퓨리서치의 시니어 리서처 콜린 맥클레인은 “기술은 10대만의 문제도, 부모만의 문제도 아니에요. 가족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어요.

사용 빈도도 눈여겨볼 만해요. TikTok에서 “거의 항상 접속 중”이라고 답한 10대가 약 20%인데, AI 챗봇의 매일 사용률이 이미 30%에 근접했어요. 앱 분석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일부 롤플레이 챗봇 앱의 사용자당 체류 시간은 TikTok을 능가하고 있어요. 출시된 지 3년도 안 된 기술이 10년 넘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중독성을 따라잡은 거예요.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의 양 왕(Yang Wang) 교수팀이 레딧 커뮤니티의 게시글 712건과 댓글 8,500여 건을 분석하고, 10대 7명과 부모 13명을 인터뷰한 연구 결과도 같은 방향을 가리켜요. 부모들은 AI를 대체로 “검색엔진 같은 학습 도구”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감정적 위안을 구하고, 롤플레이을 하고, 때로는 챗봇을 괴롭히며 쓰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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