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제24호

기업 커뮤니티는 왜 거의 다 실패할까

커뮤니티의 본질은 '플랫폼'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에요

기업 커뮤니티는 왜 거의 다 실패할까

들어가며

구독자님,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 회사도 커뮤니티 하나 만들면 안 될까?”

스타트업 대표님들, 마케터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이 질문이 정말 자주 나와요. 디스코드 채널 하나 파고, 슬랙 워크스페이스 하나 열면 고객들이 모여서 제품 이야기도 하고, 서로 도와주고, 심지어 개발 로드맵에도 기여해 줄 거라는 기대. 솔직히 이 그림이 너무 매력적이긴 해요.

실제로, 요즘 가장 핫한 OpenAI도,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공지능, 클라우드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었지만 활성화에는 실패했어요. 마지막에 올라온 글이 수일 전이고 질문을 올려도 답변 조차 제대로 달리고 있지 않아요. 오히려 레딧과 같은 유저 커뮤니티가 더 잘 작동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현실은 좀 다른거죠. 아니, 많이 다르다고 해야 정확해요. 대부분의 기업 커뮤니티는 만들어진 지 몇 달 안에 조용해지고, 그 조용함이 눈에 보이는 순간 사실상 끝이에요. 오늘은 이 ‘커뮤니티 만능론’의 함정과, 그래도 제대로 돌아가는 소수의 커뮤니티가 가진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커뮤니티 만능론이라는 행복 회로

많은 기업이 커뮤니티를 만들 때 이런 시나리오를 그려요. 제품 업데이트를 올리면 고객이 반응하고, 누군가 문의를 올리면 다른 고객이 답해주고, 오픈소스 기여도 일어나고, 개발 방향에 대한 피드백도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온다. 한 마디로 ‘선순환’이죠.

문제는 이 선순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법칙이 하나 있어요. 90-9-1 법칙1​이라고 하는데, 커뮤니티 멤버의 90%는 읽기만 하고, 9%는 간헐적으로 반응하며, 실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1%에 불과하다는 거예요. UX 리서치 분야의 권위자 야콥 닐슨이 2006년에 처음 정리한 개념인데, 위키피디아의 경우 전체 방문자 중 실제 편집에 참여하는 비율이 0.2%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도 있어요.

물론 최근 연구에서는 이 수치가 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소규모 브랜드 커뮤니티에서는 참여율이 33%까지 올라간다는 데이터도 나오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건 잘 관리된 커뮤니티의 이야기예요. 대부분의 기업 커뮤니티는 그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무너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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