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주가 폭락, 진짜 원인은 AI가 아니에요
소프트웨어 산업은 지금 '발산기'에서 '수렴기'로 넘어가는 중이에요. 살아남는 건 '요약'이 아니라 '액션'을 제공하는 쪽이에요

들어가며
구독자님, 최근 주식 포트폴리오를 열어보신 분들 중 소프트웨어 종목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면 한숨이 나오셨을 거예요. iShares 소프트웨어 섹터 ETF(IGV)가 2025년 9월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어요. 같은 기간 나스닥100(QQQ)은 거의 보합인데, 반도체 ETF(SMH)는 오히려 30% 올랐어요. 소프트웨어만 유독 맞고 있는 거죠.
뉴스 헤드라인은 명확해요. “AI가 SaaS를 죽인다.” 월가에서는 아예 ‘SaaSpocalypse’(SaaS + A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서사가 절반만 맞다고 봐요. AI가 방아쇠를 당긴 건 맞지만, 총알은 이미 장전되어 있었거든요. 오늘은 그 장전된 총알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볼게요.
표면: 무슨 일이 있었나

올해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소프트웨어 주식에서 약 1조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어요. S&P 북미 소프트웨어 지수는 1월 한 달간 15% 하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기록했어요.
직접적인 촉발점은 AI 에이전트 제품들의 연이은 출시였어요. Anthropic이 Claude Cowork를 1월에 리서치 프리뷰로 공개하고, 2월 말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정식 런칭했어요. Google Drive, Gmail, DocuSign까지 직접 연결해서 파일을 읽고, 이메일을 작성하고, 계약서 조항까지 검토하는 수준이에요. OpenAI도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Frontier를 선보였고요. 시장의 해석은 단순했어요. “AI 에이전트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가 하던 일을 직접 할 수 있으면, 그 소프트웨어는 끝이다.”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CS Disco, 데이터 분석의 Thomson Reuters, 심지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까지 두 자릿수 하락을 겪었어요. 월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Get me out — 그냥 다 팔아”라는 말이 돌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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