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제98호

바다 밑 케이블에서 머리 위 위성으로

전 세계 통신 인프라의 주도권이 통신사에서 빅테크로 넘어가고 있어요

바다 밑 케이블에서 머리 위 위성으로

들어가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4월 14일, 아마존이 위성 통신 기업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약 11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어요. 주당 90달러, 전일 종가 대비 23.5% 프리미엄이에요. 그런데 이 뉴스에서 제가 주목한 건 인수가격이 아니에요.

발표문 한 줄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마존과 애플이 아이폰 및 애플워치의 위성 통신 서비스를 아마존 LEO1​가 담당하는 데 합의했다”는 부분이에요.

이건 단순한 위성 회사 인수가 아니에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먼저 바다 밑으로 내려가야 해요.

🌊 99%의 데이터가 지나는 길, 해저 케이블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이메일, 영상통화, 금융 거래의 약 99%는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돼요. 위성이 아니에요. 전 세계 바다 밑에 깔린 570여 개의 광케이블이 대륙과 대륙을 잇고 있고, 매일 약 10조 달러어치의 금융 거래가 이 케이블을 타고 흘러요.

문제는 이 케이블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2012년까지만 해도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는 해저 케이블 용량은 전체의 10% 미만이었어요. 지금은 약 66%예요. 이 네 기업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해저 케이블만 60개가 넘어요. 구글은 단독으로 33개의 해저 케이블에 투자하고 있고, 메타는 올해 100억 달러를 들여 5만km 길이의 ‘프로젝트 워터워스(Project Waterworth)’ 케이블을 건설 중이에요.

한때 해저 케이블은 각국 통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투자하고 용량을 나눠 쓰는 구조였어요. 일종의 ‘공용 고속도로’였죠. 그런데 지금은 빅테크 기업이 자기 전용 도로를 직접 건설하는 시대가 됐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콘텐츠를 나르는 파이프까지 소유하게 된 거예요.

이 변화의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래요. 인터넷의 물리적 기반이 공공 인프라에서 사기업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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