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제37호

야쿠르트 아줌마가 사회 안전망이 된 나라, 그리고 배달 플랫폼이 된 나라

같은 유산균 음료 배달원이 일본에서는 고독사를 막고, 한국에서는 신용카드를 배달한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사회 안전망이 된 나라, 그리고 배달 플랫폼이 된 나라

들어가며

구독자님, 한국에서의 야쿠르트와 일본에서의 아쿠르트의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아시나요?

지난주 BBC가 흥미로운 기사를 냈어요. 일본의 야쿠르트 레이디가 “비공식 사회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25년간 매주 월요일 도쿄 북서쪽의 80대 노부부를 방문해온 한 야쿠르트 레이디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요. 그 노부부는 이렇게 말했어요. “자녀가 독립한 후, 매주 누군가가 우리 얼굴을 보러 온다는 것 자체가 큰 위안이에요.”

같은 시기, 한국의 hy(구 한국야쿠르트)는 배달앱 ‘하이노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프레시 매니저가 야쿠르트 대신 음식을 배달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거예요. 1971년, 같은 뿌리에서 시작한 두 나라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오늘은 이 갈림길이 무엇을 말해주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일본: 유산균 배달이 고독사 예방이 되기까지

일본에는 현재 약 4만 명의 야쿠르트 레이디(일본은 야쿠르트 배달원을 이렇게 불러요.)가 활동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는 8만 명에 달하고요. 이들의 일은 단순해요. 매일 아침 같은 동네의 같은 집을 돌며 유산균 음료를 배달하는 거예요. 한 명이 하루 40~45가구를 방문해요.

그런데 이 단순한 반복이 예상치 못한 사회적 기능을 만들어냈어요.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9%예요. 2024년 상반기에만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이 4만 913명이에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86명이 늘었어요. 일본 정부가 2021년에 ‘고독 담당 장관’까지 임명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예요.

야쿠르트 레이디 는 이 틈새를 메우고 있어요. 정해진 시간에 방문했는데 인기척이 없거나, 지난번 배달한 제품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이상 징후로 감지해요. 2020년 기준으로 약 3,000명의 야쿠르트 레이디가 131개 지자체의 요청을 받아 3만 7,000명 이상의 독거노인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어요.

이 시스템의 시작이 흥미로워요. 후쿠시마의 한 야쿠르트 레이디가 독거노인의 고독사 소식을 듣고, 자비로 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배달하기 시작한 거예요. 이 자발적 행동이 지역 사회복지사와 지자체를 움직였고, 결국 전국적인 ‘예의 방문(Courtesy Visit)’ 프로그램으로 확산됐어요. 개인의 움직임이 기업 전체로 퍼진거에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야쿠르트 후쿠시마 공장이 멈추고 배달할 제품이 떨어지자, 야쿠르트 레이디들은 스스로 판단해서 물과 컵라면을 고객에게 무료로 배달했어요. 당시 CFO는 인력 감축을 제안했지만, CEO 와타나베 히로미는 오히려 전 직원의 고용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고요. 생산이 재개된 후 5개월 만에 매출이 전년 수준으로 회복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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